OST Once

음악 이야기 2007/11/25 03:29
음악으로 기억될 사랑의 순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나는 너를 노래한다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Once 원스 사운드트랙

‘그 남자’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거리 악사이다. 더블린 최고의 쇼핑 거리이자 음악 클럽 등이 즐비해 있는 그래프턴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한다. 또한 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진공청소기를 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답답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 남자의 꿈은 자신이 작곡한 노래로 음반을 발표하는 것.

‘그 여자’는 동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이다.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꽃을 팔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언제나 피아노와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해 있다. 어느 날 그 여자는 거리에서 그 남자가 부르는 음악에 매혹된다. 그리고 그 여자는 그 남자의 공간으로 자연스레 발을 들여놓는다. 그 여자의 진공청소기를 그 남자가 고쳐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츰 음악 이야기로, 그리고 사랑으로 그 남자와 그 여자의 관계는 발전을 해나간다.

영화를 안보고 대강의 줄거리만을 훑어보면 음악이 중심이 되는 평범한 로맨스 무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그 생각이 180도 바뀌게 된다. 아니 영화 예고편에 흐르는 음악만 들어보기만 해도 된다. 음악 때문에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될 테니까.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존카니(John Carney) 감독의 아일랜드 영화 <원스>는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07 선댄스 영화제와 더블린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할 정도로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반응이 유독 뜨겁다. 미국 개봉당시 2개관에서 상영됐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126개관으로 확대 개봉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관객들이 극장으로 들어갈 때보다 나오면서 설렘과 잔잔한 흥분을 느끼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거침없는 홍보에 이끌려 잔뜩 기대를 하고 극장으로 들어갔다가 실망을 하고 나오는 작품과는 정반대다.

영화가 오랜 잔향을 남기는 것은 그 남자와 그 여자가 혼자서 또는 둘이서 들려주는 음악 때문이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노래들이 영화 전편에 흐르면서 끊임없이 마음을 적시고 울리게 한다. 주연을 맡은 그 남자와 그 여자는 모두 프로페셔널 뮤지션이다. 그 남자, 글렌 한사드(Glen Hansard)는 아일랜드 록 밴드 플레임스(The Flames)의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 1990년 더블린에서 결성된 플레임스는 현재까지 여섯 장의 음반을 발표한 5인조 그룹이다. 우리에게는 그닥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팀이다.

그 여자, 마르케타 이르글로바(Markéta Irglová)는 체코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다. 1988년생인 그녀는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와 기타, 작곡들을 체계적으로 배운 재원. 지난 2006년 글렌 한사드의 솔로 음반 [The Swell Season]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감독 존 카니 역시 뮤지션이다. 1990년부터 4년 동안 플레임스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다. 글렌 하스드와는 오랜 친구. 감독은 “연기력이 있는 뮤지션들을 주연배우로 마음에 두고 있었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차분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빛을 발한 수작-

남, 여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음악으로 대화하는 장면들은 사운드트랙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들은 혼자서, 혹은 둘이서, 번갈아 가면서 계속 대화를 나눈다. 그들의 이야기는 소박하다. 소소한 일상을 말한다. 만남, 사랑, 이별 등 우리가 살면서 통과의례처럼 겪는 일들을 노래한다.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조용하게 들릴 듯 말듯 서로 이야기를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친구들이나 연인들끼리 남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귓속말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래서 다정한 그들의 이야기에 거창한 악기 편성과 화려한 편곡 등은 필요가 없다. 몇 종류의 기타와 피아노, 소형 드럼 세트, 베이스 그리고 약간의 보조 악기들만 사용됐다. 노래들의 모습도 얌전하다. 어느 노래하나 일탈하지 않고, 같은 테두리 안에서 돌고 돈다. 하지만 얌전한 모습 뒤에는 기쁨과 슬픔도 있고, 밝음과 어둠도 있다.

대표적인 곡이 영화 예고편에 사용되며 개봉되기 전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Falling Slowly’. 글렌 한사드의 따뜻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담백한 보컬,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정감있는 피아노 연주와 가녀린 보컬이 잘 어울러졌다. 영화 속에서 두 남, 여가 음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악기점을 찾아 들어가서, 기타와 피아노를 정답게 치며 함께 부른 노래이다.

이 곡은 원래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르글로바가 함께 한 2006년 [The Swell Season]에 실려있는 노래이다. 어쿠스틱 팝 ‘When Your Mind's Made Up’, 처연한 글렌 한사드의 보컬이 압권인 ‘Lies’, 슬프게 소리치는 ‘Leave’ 등도 역시 같은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글렌 한사드가 주도해서 만든 사운드트랙의 음악들은 아일랜드의 후배 포크 가수, 데미안 라이스(Demian Rica)의 노래와도 무척 닮아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그 남자와 그 여자는 데미안 라이스와 함께 미국 투어를 하기도 했다. ‘Fallen From The Sky’, ‘Say It To Me Now’등의 노래에서도 잘 드러난다.

음반의 노래들은 대부분 노련한 글렌 한사드가 주조했지만,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송라이팅 실력과 보컬도 빛을 발한다. 혼자 작곡하고 노래한 ‘If You Want Me’, ‘The Hill’ 등에서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보컬은 아이슬란드 여가수 뷔요크(Bjork)를 연상시킨다. 열 아홉 살 앳된 아가씨의 음색은 쓸쓸한 북유럽의 서정미를 품고 있다.

영화 <원스>는 음악 팬들이라면 꼭 한 번 봐야할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은 눈으로, 귀로 들어와서 마음을 진동시킨다. 극장을 나오면서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영화 음악의 잔향은 사운드트랙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 영화 속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음악 로맨스는 현실에서도 이뤄졌다. 현재 두 사람은 열 아홉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글/ 안재필(rocksacrifice@yahoo.co.kr) : 자료제공 소니비엠지뮤직

http://www.foxsearchlight.com/once/
http://www.imdb.com/title/tt0907657/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5998

OST Once

01  Falling slowly
02  If you want me
03  Broken hearted hoover fixer sucker guy
04  When your mind's made up
05  Lies
06  Gold
07  Hill
08  Fallen from the sky
09  Leave
10  Trying to pull myself away        
11  All the way down
12  Once
13  Say it to m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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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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